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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연주자의 특별한 선물

음악가들이 준비된 연주를 모두 마치고 객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면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단어가 있다. 다시 한번을 뜻하는 프랑스어 "앙코르"다.

17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앙코르는 연주자가 청중의 환호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추가로 연주를 해주는 것을 뜻한다. 앙코르 형식은 연주자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보통 앙코르는 2~3곡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정해진 규칙은 없다.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앙코르를 생략하기도 하며, 때로는 1시간을 넘어서도 앙코르를 연주하기도 한다.

폴란드 출신의 명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은 "앙코르의 정석"이라고 불리며, 앙코르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2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 내한 리사이틀에서 앙코르를 연주하였다. 그의 연주는 연주 사이사이에 잔기침을 하는 등 컨디션에 난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치지 않는 표정으로 청중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였다.

청중의 열렬한 환호에 힘입어 다시 무대에 등장한 지메르만은 앙코르로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 등 2곡을 연주하였다. 마지막 곡을 치고 나서도 더 이상의 연주는 기대하지 말라는 듯이 피아노 건반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그의 제스처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까칠한 거장으로 알려진 그의 재치있는 연주였다.

반면에 피아니스트 비킹쿠르 올라프손은 뉴욕타임스에서 극찬을 받은 "아이슬란드의 글렌 굴드"로 알려져 있으나,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 주연 공연을 진행한 날에는 앙코르로 단 한 곡도 연주하지 않았다. 이는 주제 선율 아리아와 이를 변주한 30곡으로 이루어진 수미상관 연주인데, 앙코르를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코르는 연주자와 청중 간의 특별한 소통의 순간이다.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로 청중을 감동시키고 보답으로 앙코르를 연주함으로써 그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현한다. 앙코르의 유무는 연주자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그 순간은 청중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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