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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건축과 미술을 아우르는 형식

건축과 관련된 용어로 사용되는 프리즈는 미술 작품의 형식을 표현할 수도 있는 말이다. 이 용어를 이해하고 접근하기 위해 내가 처음으로 떠올린 단어는 처마였다. 처마에 달려있는 묵묵한 장면은 바람을 피해 잘랑거리고, 비를 맞으면 찰랑거리며 무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처마의 상단 혹은 하단에 있는 양각 조각이나 문자로 새겨져 건축물의 한 바퀴를 도는 것처럼 영속하며, 같아 보이지만 다른 삶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이러한 프리즈는 아름다움이나 추한 착각에 빠져들 수 있게 의도되어 있다.

하얀 외관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하얀 계단이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공간은 전시공간 같지 않은 한 개의 방이다. 방 안으로 들어가면 벽면을 따라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왼편에선 누군가 부유하는 듯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고, 정면에는 다양한 인간과 반인반수의 그림들이 마치 괴물 같이 그려져 있다. 오른편 벽에는 클림트의 유명한 금색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며, 눈을 감은 천사들이 발을 쫑긋 세우고 마치 천국의 파수꾼처럼 조용히 잠들어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작품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것이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4악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알 수 없는 이 작은 전율이 몸을 타고 흐른다. 여행 동안 함께한 현장에서 힙한 얼리 어답터인 지인이 이어폰을 귀에 나눠주고, 함께 베토벤의 교향곡 9번 4악장을 고스란히 들려줬다.

그 순간을 돌이켜보면, 음악을 좋아하는 한 청자의 음악 여정을 되돌아보게 할 만큼의 강렬한 자극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은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고, 고뇌와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순간을 통해 우리는 음악의 힘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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